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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통해 지난달 27일 충북 증평에 투명PI필름 생산시설을 준공하고 양산 준비에 돌입했다. 이는 SK이노베이션의 첫 투명PI필름 생산시설이다. 이 회사는 지난해 400억원을 투자해 투명PI필름 생산시설 착공에 들어간 바 있다. SK이노베이션의 투명PI필름은 ‘FCW’(플렉서블 커버 윈도우)라는 브랜드로 양산될 예정이다.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“올 상반기 대전에 데모(Demo)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등 투명PI필름 사업에 만반의 준비를 기해왔다”며 “향후 시장이 확대될 것을 감안해 2공장 증설도 추진할 예정”이라고 말했다.
투명PI필름은 폴더블폰 디스플레이에서 유리를 대신할 수 있는 핵심소재다. 유리처럼 표면이 딱딱하지만 여러 번 접혀도 자국이 남지 않아 폴더블폰엔 필수다.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기 시장은 올해부터 내년 사이 본격화하고 오는 2022년엔 약 5100만대 가량으로 성장할 전망이다. 현재로선 폴더블폰이 가장 큰 수요처인 셈이어서 투명PI필름 사업에 진출한 국내 유화업계의 시선도 폴더블폰 확산 여부에 쏠려 있다. 실제 유화업계는 폴더블폰 확산 시점에 맞춰 최근 생산시설을 준공하고 수율 관리 등 양산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.
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투명PI필름 양산체제를 갖추고 제품 공급에 나설 수 있는 곳은 코오롱인더스트리다.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6년 7월 국내 최초로 투명PI필름을 개발해 ‘CPI’라는 브랜드로 양산하고 있다. 경북 구미공장에 5.5인치 패널기준 약 3000만대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양산체제를 갖췄다.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“폴더블폰 개화 시점을 보고 있다”며 “당장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만큼 물밑에서 영업에 나서고 있는 상황”이라고 말했다.
다만 삼성전자의 ‘갤럭시 폴드’가 여전히 사전예약 판매만 진행하고 있어 아직까지 전체 폴더블폰 시장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건 불안요소다. 업계 관계자는 “아직 폴더블폰의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물량이 풀리지 않은만큼 투명PI필름 업체들도 양산 시점에 혼란을 빚고 있다”며 “양산은 수율도 문제이지만, 공급처와 공급물량이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가능한데 폴더블폰 시장이 얼마나 확장될 지 모르는 입장에서 경영상 판단을 내리기 힘들다”고 밝혔다.
업계 한 관계자는 “유화업체들이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현재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투명PI필름 업체간 계약건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상태로 알고 있다”며 “다만 초창기 시장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품질 관리에 철저히 나서야 할 것”이라고 했다.